2008년 1월 20일, 개그콘서트 감상기

전 날 잠을 못자서, 기록만 하려고 했지만 개그콘서트는 너무 재미있는 관계로 간단하게 감상을 덧붙이겠습니다. 따로 별점을 매기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개그콘서트는 전체적으로 재밌습니다.

1. 키컸으면 (이수근, 정명훈, 이광섭, 장도연)

2. 소심지존 기열킹 (김기열)

소심지존 기열킹에 대해서는 원래 이정수 연기자의 우격다짐이라는 코너와 흡사하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요. 기억나시려나 모르겠는데, 썰렁한 개그를 하고나서 '웃기지! 웃기잖아!' 하던 그 코너입니다. 우격다짐의 복장은 하얀 옷에 하얀 장갑. 소심지존 기열킹은 검은 복장. 혼자 나와서 썰렁한 개그를 한다. 그리고 관객의 반응을 다른 것(우격다짐, 소심한 독백)으로 유도한다는 진행방식도 같습니다. 말하자면 까다로운 변선생 코너가 끝나고 잠깐 김기열 연기자가 시간 때우기 및 소심한 캐릭터 강화용으로 삽입한 코너라고 판단하고 있었는데

[ 요즘은 뭐하시는지... 웃기지! 웃기잖아! ]

이 날은 다르게 좀 쎄게 나왔습니다. 회수로는 3회차인데, 역시 소심한 독백이 있긴 했지만 웃기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필요없다고 재치있는 대사를 날려주네요. 김기열 연기자 특유의 긴 문장의 재미있는 비유가 빛을 발했습니다. 소심과 소심폭발을 오가며 갈등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의외로 애초 계획보다는 장수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3. 달려라 울언니 (김시덕, 김재욱, 류담, 오지현)

언니들의 형님세계라는 색다른 접근을 했지만, 남장 여자 컨셉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형님 세계는 워낙 많이 차용되는 소재. 최근에는 뻔해뻔해 라며 일상적인 드라마를 패러디하고 있지만, 사실 이런 부분의 풍자는 강유미, 안영미 연기자의 '고고 예술 속으로'가 정점을 찍어버렸지요.

[ 드라마 영화 광고 등 예술 전방위에 대한 풍자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

4. 품행제로 (곽현화, 양선일, 양상국, 장도연, 허경환, ??)

KBS 공채 22기 개그맨들이 머리를 맣대고 짠 코너인데 밍키 복장의 한 분은 편집되어서 누군지 모르겠네요. 슬슬 22기가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불량 학생들의 교실물이라는 점에서 크게 색다른 부분은 없지만 웃음의 포인트를 잘 잡고 있는 것 같아요. 몇 주 더 지나서 식상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면을 보여주면 길게 가도 괜찮을 듯 보입니다.

5. 막간쇼 (안윤상)

스타크래프트 유닛 성대모사를 보여주었습니다. 안윤상 연기자의 개인기로 전에도 스타크래프트 유닛 성대모사는 여러차례 다른 코너를 통해 선보인 바 있습니다. 사실 스타크래프트 유닛 성대모사는 성대모사의 달인 정종철 연기자가 데뷔 초에 선보인 것의 임팩트가 너무 강해서요. 특히 그 당시에는 테트리스, 방구차 등 여러가지 고전 게임들의 성대모사로 주목을 받으셨지요.

6. 버퍼링스 (안윤상, 레이)

슬픈 영혼식 (조성모) 을 불렀습니다. 개그콘서트는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비해 노래를 많이 이용하고, 또 노래를 잘 부르는 연기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노래를 개사하거나 가사로 장난을 치는 콘셉은 많았는데, 두 분의 연기가 너무 뛰어나서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네요.

사실 버퍼링 개그는 MBC 개그야의 '주연아'코너에서 정성호 연기자가 선보였던 말 더듬는 연기에 붙여진 이름이었는데 버퍼링스는 동영상에 걸린 버퍼링을 너무 잘 표현해주고 있어서 주연아 코너에서 빛났던 정성호 연기자의 열연이 잊혀지는 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사실 버퍼링 개그로 불렸던 것은. 주연아! 주연아 너! 주연아! ]

가사의 특정 부위를 잘라 장난을 치던 것으로 대표적인 것을 뽑자면, 정형돈 씨가 열연했던 '아하! 그렇구나'가 떠오르네요.

[ 코너 이름은 '도레미트리오' 노래 잘라 이어붙이면서 몸개그를 하는 컨셉. ]

7. 조선왕조부록 (김준현, 양선일, 박지선, 허경환)

박지선 연기자가 주축이 되고 있는 코너지요. 박지선 연기자의 초창기는 예전 코너 '300'에서 못생긴 여자 비교 개그를 했던 것인데 이만큼 발전했습니다. 결코 미인이라고 할 수 없는 독보적인 마스크는 그 누구도 따라오기 힘들고, 그 부분이 관객에게 익숙해지는 때가 이제 된 것 같습니다. 지난 주 까지는 조금 번잡하고 집중이 안되는 어수선함이 있었는데 전체적인 진행도 안정되어가네요.

8. 춤추는 마네킹 (김경아, 정경미, 성현주, 신고은)

마네킹이라는 소재를 잘 포착해 어려운 동작을 하는 것을 베이스로 깔고 있지만 이 코너의 핵심은 정경미, 신고은 연기자의 재치 넘치는 대사에 있죠. 이미 예전 '문화살롱' 코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풍자하면서 실력을 쌓아왔기 때문에 마네킹이라는 소재 하나만 판다면 더욱 깊이 있는 유머를 발굴해내실 듯 합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캐릭터의 여자 개그맨들 중에서 유머있는 대사라는 부분에 가장 고민을 하고 있는 분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 신고은, 정경미의 문화살롱. 혹자는 '21세기의 여성 서수남,하청일' 이라고... ]

9. 달인 I (류담, 김병만, 노우진)

종이접기의 달인이 나왔네요. 엉터리 달인의 컨셉은 예나 지금이나 재밌습니다.

10. 사랑이팍팍 (이승윤, 이상호, 이상민, 한민관)

전작 헬스보이에서 단련된 신체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분들입니다. 여기에 데뷔 때부터 연약컨셉을 이어온 한민관 연기자가 더해지면서 흥미로운 슬랩스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순진한 쌍둥이들의 속깊은 마음을 전해주는 감동도...

11. 달인 II (류담, 김병만, 노우진)

무술의 달인이 나왔습니다.

12. 대화가 필요해 (김대희, 신봉선, 장동민, 박영진, 이원구, 김준호)

장수코너. 김대희, 신봉선이라는 걸출한 연기자가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어서 오래되었지만 전혀 그 힘이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캐릭터도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라도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을 정도입니다.

13. 달인 III (류담, 김병만, 노우진)

16년 간 잠을 안 잔 달인이 나왔네요.

14. 애드리브라더스 (안영미, 박성호, 강유미, 김현기, 김대범)

신선한 컨셉으로 코너 초창기부터 주목을 받아왔던 애드리브라더스는 변선생이 끝나고 개그콘서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중요한 코너로 부상했습니다. 단순히 관객이 제시한 문장을 이용하는 것에 그쳤다면 이만큼 인기를 끌지도 않았겠지요. 개그콘서트 초창기 멤버 박성호 연기자와 더불어 연기파 개그맨 강유미, 마빡이로 이름을 날린 김대범, 김현기 연기자 등의 애드립 솜씨가 정말 기상천외할 지경입니다. 이번 회에서는 '고고 예술속으로' 이후 자리를 잡지 못하던 안영미 연기자가 나레이터로 등장했네요.

흥미로운 것은 개그콘서트의 대장, 박준형 연기자가 이번 회에 한 코너에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무슨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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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muk | 2008/01/22 00:43 | 개그콘서트 | 트랙백(1) | 핑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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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나는 당신의 것 at 2008/01/22 09:01

제목 : 나만 보이는건가...?
2008년 1월 20일, 개그콘서트 감상기이분은 개콘에 관해서 좋은 평을 남겨주셨는데..글을 읽다보니..가운데 사진 중에.. 주연아~ 이코너 사진에..나만 보이나?보이시는분 함께 해요..ㅎㅎ...more

Linked at simuk님의 글 - [200.. at 2008/01/22 19:38

... CP MIND 돌아보는 공감받은 공감하는 친구들은 ← 2008년 1월 1 2 4 8 14 15 16 17 19 22 22 Jan 2008 0 metoo GPR, 2008년 1월 20일, 개그콘서트 감상기 오후 7시 38분 gpr 댓글 (0) « 2008년 01월 19일, 토요일   Today 56 / Total 2928 Profile simuk ... more

Commented by 빠진사슴 at 2008/01/22 08:59
저기.. 주연이..다리사이로.. 아~ 아닙니다..
Commented by mentirosa at 2008/01/22 09:54
2.0김기열 처음에 신인개그맨 등용프로(제목은 ;;;)에서 정말 발군이었던 기억이 나요.
오빠~의 변기수가 김기열 스타일이었는데. 말개그에 능한 듯.
(이정수씨는 연극하신다죠?)
6.버퍼링스 너무 웃겨요. 두 분 노래도 잘하시지만 표정연기가 압권. 특히 레이씨?ㅋ 이름이 바뀌셔서 예전에 오빠잖아~하던 느끼한 분인줄 몰랐는데 이미지가 확 달라졌어요.

7.조선왕조부록. 전 이건 좀 별로예요. . 못생긴 걸로 웃기려는 건 진부해요. 솔직히 독보적이라곤 해도 정종철씨만큼 임펙트가 강한것도 아니고 못생기긴 했지만 재밌게 생기시지 않으셔서 ;;오래 가시려면 부단하게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박지선씨 첨 뽑혔을 때보다 연기가 부쩍 느신거 같아서 좀 다행. 첨엔 좀 어색해 보였는데 지금은 보기가 덜 민망해요.
8.신고은. 이사람 너무 좋아요. 문화살롱 참 좋아했는데 그동안 뭘 하셨는지. 정경미씨는 솔직히 남자친구분보다 신고은씨랑 하는 개그가 더 죽이 맞는 거 같아요. 파워업.

댓글이 너무 기네요. 민망.;ㅎ
Commented by 쏘닉 at 2008/01/22 10:31
저는 이전에 박지선씨랑 두 분 같이 나와서 비교개그 하는게 정말 싫었는데 그래도 조선왕조부록은 조금 받아들이기 수월해서 괜찮아 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 코미디에서 외모개그는 혐오스럽기까지 한 것은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웃찾사의 딸부잣집 같은 코너가 싫습니다
Commented by 파김치 at 2008/01/22 11:12
2. 기열킹은 첫번째 주엔 재미있다가, 그 다음주엔 시들했다가, 이번 주에 까칠하게 나와서인지 재미있어졌네요. 다음주가 어떨지 궁금한 코너입니다+ㅁ+

8. 춤추는 마네킹 두분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아서 보는 내내 너무 좋아합니다!>ㅅ<
정경미씨 한동안 안상숙에서 비호감이었다가 다시 호감으로 돌아섰어요.
Commented by simuk at 2008/01/22 19:43
빠진 사슴 / 앗... 모른 척...;;

mentirosa / 오 개그프로 매니아 분을 만난 것 같아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들러주세요.

쏘닉 / 300 할 때 비교개그 하셨는데, 신인이었으니까요. 아무래도 외모비하개그, 더티개그는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못생긴 캐릭터로 웃음을 주는 방법은 꼭 비하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파김치 / 정경미 연기자는 신고은 연기자와 함께 있으면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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